[줄거리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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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모두를 충격으로 몰고 갔던 [절망병]에 치료제가 있다는 희소식이 들려왔지만. 그 치료제가 모노보로스의 손아귀 안에 있다는 사실은, 역시나 절망적이기 그지없었다. 역시나 모노보로스가 치료제의 조건으로 내민 것은... <살인 게임>의 속행. 새로운 절망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갈 것인가, 혹은 절망병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잠겨 자멸할 것인가. 초세계급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그 두 가지뿐인 것처럼만 보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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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그리고 과연,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... 아오모리 카무이, ■■■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다. 아오모리 카무이는 몸통과 사지가 분리된 채... 꿀벌 로봇 비비가 그 위를 빙빙 맴도는 모습으로 쓰레기장에서 발견되었고, ■■■는 마치 자살한 것처럼. 유서를 잠긴 문 앞에 둔 채 목을 긋고 몸이 타들어간 채 발견되었다. 어느 하나. 차마 입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광경. 모두는 단순히 <치료제>를 얻기 위함이라면 이정도로 잔인하게 일을 꾸밀 이유가 있었는가. 라는 의문을 떨쳐내지 못했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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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재판 종료. 검정이 드러나면서 그 의문이 마침내 해소되었다. 이번 사건의 [검정]인 카와사키 루키는... 비밀리에 <인간 쓰레기>에 대해 연구하던 주제를... 이어지는 살인 게임 가운데에서, ‘초세계급이라는 최상급의 인간들은 과연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더라도 일반인보다 나은 점을 보여줄 수 있는가?’라는 주제로 전면적 변경을 꾀했던 것이다. 사건에 카와사키 루키의 협박을 받은 한나 리히터가 이용되었다는 점, 그리고 아오모리 카무이의 사망 시각이며, ■■■의 사인까지 조작되었다는 점을 휼륭하게 밝혀냈다며 칭찬한 카와사키 루키는. 담담한 모습으로 처형장으로 추락했다.

이후 돌아올 ‘선물’을 잘 대해달라는 말을 남긴 채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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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목숨을 걸고 자격을 실험할 만큼, ‘초세계급’이라는 것이 그다지도 의미 있는 것인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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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어쩌면. 이 <살인 게임> 자체도. 카와사키 루키의 아오모리 카무이, ■■■와 한나 리히터를 이용한 하나의 <실험>처럼. 초세계급들을 이용한 누군가의… 거대한 <실험>은 아닐까. 그런 음모론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든다.

지금 우리는 빛이 너무나 환해서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, 지독한 어둠 속에 잠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인지. 음영조차 구분할 수 없는 어느 까마득한 절망 가운데에 내던져져 있는 것만 같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