❒ 과거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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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 재능인들은 길잡이별 따위가 아닙니다. ”

2014년 겨울. 총망받던 지휘자가 실종된다. 이름은 김지아. 김요한의 친언니였다.

김지아는 젊은 지휘자였다. 그는 초세계급 지휘자로 선정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, 계속해서 좌절되자 절망하였다. 점차 어두워지던 그는 가족과의 연락 또한 뜸해지는 듯 하더니 종례에는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. 유망한 지휘자의 실종은 잠시 세간의 이목을 끄는 듯 했으나 곧 잊혀졌다. 가족들은 계속해서 김지아를 찾고 있지만, 그 세월이 자그마치 8년이다. 김요한은 그가 이미 죽었을거라 생각한다. 

2021년 봄. 김요한이 초세계급 피아니스트로 선정되었다. 모순적이게도, 항상 언니의 그늘에 가려 무시당하던 그가 초세계급의 칭호를 가지게 된 것이다. 언니의 일생을 지켜본 김요한이 초세계급의 자리와 H.O.P.E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을리 만무했다. 그럼에도 딱히 거부하지 않은것은 그렇게 떠난 언니를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서이고, 더 솔직히 말하자면 언니가 그렇게까지 원했던 초세계급이라는 자리가 뭐 얼마나 대단하길래, 라는 오기와 묘한 반발심이 들었기 때문이다.

초세계급 피아니스트가 되고 반 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그는 답을 찾지 못한 듯 하다. 여전히 재능우월주의와 재능인들을 신격화 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은 사라지지 않았고, 재능인으로서의 생활에 피로함을 느끼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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